GNH시대에 GDP를 걱정해야하는 대한민국

 오늘날 국가의 경제성장 기준으로 삼는 GDP(국내총생산)는 이제 더 이상 국가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수가 아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현재 GDP만 보면 세계 6위(2006년 통계)의 국가이지만, 국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질이 세계 6위 수준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다. 이는 비단 프랑스 뿐만이 아니다.
 GDP는 단순히 성장의 양만을 평가한 지표다. 그래서 GDP개념을 체계화한 사이먼 쿠즈네츠조차도 1934년 성장의 양과 질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GDP의 한계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시민이 지하철로 출퇴근하면 GDP에 잡히지만 걸어서 출퇴근하면 GDP에 잡히지 않는다. 분명 건강에 더 좋고, 환경에도 더 좋은데 말이다.
 그래서 요즘 이를 대체하는 지수를 만드는데 여러 석학들이 고민 중이다. 그러던 중에 부탄이라는 나라에서는 GNH(Gross National Happiness)라는 지표를 제시했다. 부탄은 GDP로 보면 형편없는 가난한 국가이지만, 전통,문화,환경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고, 최근 국민들의 기대수명 또한 19세나 늘었고 실제로 만족도 조사에서 국민들은 선진국 국민들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물론 GNH는 여러가지로 보완할 부분이 많다. 이 지표는 도시화된 그리고 규모가 큰 나라들에게 적용하려면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상징적이다.
 실제로 EIU는 QLI(Quality of Life Index)를 작성 발표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경제성장이 곧 행복을 의미하는 시대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 나라다.

 세계는 이렇게 달리고 있는데 우리 나라 사람은 여전히 경제성장률에 목매달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GDP인가? 그렇다면 소득 2만불 시대를 돌파시킨 참여정부는 왜 이렇게 혹평을 받아야 했나?

 우리 나라 사람들이 실제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경제성장이 아니다. 이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을 찍었다는 사람들의 말들을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을 원한다. 그리고 이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경제성장률과 비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언론은 경제성장률만을 얘기하고 있고, 경제관료도 마찬가지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FTA를 위해 소고기를 포기한 정부의 시각은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국민의 반응은 어떠한가? 정반대 아닌가? FTA하면 여러 연구보고에 나타나듯이 분명 GDP는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자신의 먹거리 안전과 맞바꾸려고 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이명박 정부는 모든 면에서 과거의 패러다임에 갖혀 살고 있다.

 근데 더 걱정인 것은 그것-GDP를 올리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20세기 개발철학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21세기 웰빙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어차피 20세기식 성장모델조차 제대로 못하지 않는가? 그럴 바에는 복지 예산을 늘리는 식으로 국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면 그나마 지지율이 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by 그냥 | 2008/05/26 00:37 | 정치/시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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